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나의 이야기

돌아서면 바람이어라 ..

1 죽도선생 2020. 9. 12. 12:54

오늘은  이렇듯

꽃밭에서  한 生을 살아버렸습니다

 

 

 

 

그 도시에 가면

내가 아주 어렸을 적

강변에서 신발 한짝을 잃고

울고 서 있을때

 

아가 울지마라

큰배 줄께

 

하고 말하며

삿대 젓는법 일러준

노인하나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8만4천년쯤 전

나 아직도

그때의 기억속에

남아 있어서

 

어느 세상 모퉁이

어깨 훌쩍이며

주저앉은 사람보면

 

아가 울지마라

옛날 이야기를 들려줄께

말해주고 싶을 적 있습니다

 

그 도시에 가면

다 큰 어른이 된 내게

 

아가 이제

두 발을 다벗었구나

 

끌 끌 끌 혀를 차며

낡은 삿대

여전히 쥐어주는

노인 하나  살고 있습니다

 

문득

곽재구 詩 사마르칸트를 읽다가

흩어진 파편같은 세월들을

하나 둘 줏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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