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73

축복같은 햇살이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햇살 한 움큼이 찾아온 이곳 국화는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격려하면서 추억하는 갈대 가을이 찾아오는 용추계곡 놓칠세라 화폭에 담아 보았다 오늘 햇살은 너무너무 좋다 티 없이 맑고 푸른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산과 들의 오곡백과를 위하여 또 내 가슴에 오랜 고질적인 우울병을 고치려고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이다 ᆢ 정연복 초가을 햇살 추신 ᆢ 갑자기 닥쳐온 한파에 모두들 움츠렸는데 한 줌의 햇살이 너무 곱고 감사합니다 돌아보면 금방인 한 해도 어느덧 가을 중순이고요 모두들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서각 방하착(放下着)

욕심은 잡으려고, 움켜 쥐려고, 주먹에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 빠르게 사라지는 모래와 바람 같은 것이었다 의욕과 욕심은 다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의욕이고 터무니없는 것은 욕심이지요 살아가면서 의욕마저 없다면 그것은 죽은 목숨이겠지요 나는 버리든 비우든 내려놓든 무소유의 깊은 뜻을 풀잎에서 배웁니다 받아서 수용할 수 있는 그만큼만, 받고 되돌려 주니 비바람에 찢어지거나 꺾어지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다시 새날을 맞이합니다 손에 든 무거움도 어깨에 진 등짐보다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심하나 ᆢ 이슬마저 무겁다고 느껴지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람을 핑계 삼아 툭, 털어버리는 저 슬기로움 자연은 오늘도 내게 가르침을 줍니다 코로나19로 지쳐가지만 그래도 행사는 치르고 있다 서..

양각, 달마를 새기며 刻

좋은 기운은 지켜주고 나쁜 액운을 막아내어 복과 재물과 건강을 지켜 준다는 달마 화가의 손길 따라 표정은 제각각 달라 지지만 달마의 전설을 읽다 보니 험상궂은 얼굴에 이해가 간다 천산산맥으로 통하는 길을 열고자 수고한 보람도 없이 얻은 몰골이었지만 가시밭길, 절벽 같은 바위에 맨발로 서있는 모습에는 세상을 구하고자 애쓰는 눈빛이 그저 애잔하게만 보인다 달마의 서각은 느티나무에 음각을 주로 하지만 작가는 은행나무에 양각으로 저물어 가는 황혼의 주름살도 함께 새겨보았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들고 싶다는 말처럼 그냥 지나다 보니 블로그에서 멀어진 것 같다 불안한 세상에 걱정해주시는 고운 마음에 불친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한국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전

저,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대한민국 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 전을 성산아트홀에서 오픈식을 했다 예년에 비해서 코로나 때문에 성대하지는 않았지만 250여 회원들이 1년간 준비한 작품을 6월 16일~6월 21일까지 한 점씩 전시하도록 하였다 죽도 선생은 지난봄에 준비했든 春을 선보였다 春 김형식 허공으로 흩어지는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들어보았는가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인생의 바람에 등 떠밀리며 자꾸 뒤 돌아보게 하든 시린 바람을 기억하는가 억척같은 겨울의 숲을 지나 얼음이 채 녹지 않는 시린 강물을 맨발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뜨거운 열정,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ᆢ 어느듯 멸절의 벼랑 끝에서 신음하든 겨울바람이 산들바람으로 변하여 도심의 공원으로 오리가족들을 불러왔다 그리고 서예가 소정..

별 하나에 붙여서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는 별 하나 흐린 차창 밖으로 별 하나 따라온다 참 오래되었다 저 별이 내 주위를 맴돈 지 돌아보면 문득 저 별이 있다 내가 떠날 때가 있어도 별은 떠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 별처럼 있고 싶다 상처 받고 돌아오는 밤길 돌아보면 문득 거기 별 하나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든 별 하나 이만치 거리에서 손 흔들어 주는 따뜻한 눈빛으로 있고 싶다 ᆢ 뿌리는 여름 같은 봄날을 대비하여 잎들을 무성하고 두툼하게 만들고 있었다 급변하는 이상기온이 주는 폭염에 시들지 말라고 두껍고 짙게 잎들을 무장시켰다 그리고 꽃이 잘 어울리는 주택에 사는 친구가 부탁했든 문패 하나 ㅎ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春 얼음이 채 녹지 않는 시린 강물을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뜨거운 열정 지난 1월 계절은 한 겨울인데도 강바람에 묻혀오는 포근한 바람이 내게는 너무나 열정적으로 다가왔다 메모해둔 글을 정리하다가 글을 써보고 느티나무에 음각을 하기로 했다 짓고,쓰고,각, 삼박자를 갖추니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내친김에 6월에 있을 대한민국 서예협회 창원지부 회원전에 출품을 하기로 했다

검푸른 바다를 헤치고

세상, 어디라도 찾아가는 바람과 햇살처럼 상서로운 黃龍의 기운도 함께 하시길 내 고향 친구 용태는 이름에 용자가 들어가서 인지 龍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자필 자각을 하였다 검 푸른 바다를 헤치고 힘차게 떠 오르는 일출과 함께 세상 어디라도 찾아가는 바람과 햇살처럼 黃龍의 상서로운 기운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그리고 요즘 한창 재미를 느끼는 연필화 수업 모습도 ᆢ

저 굴곡진 세월 한자락에 서서 (청아 권의헌)

검은 갓은 나의 머리요 흰 도포는 나의 몸 올시다 들국화 향기가 짙어가는 가을밤에 동래학춤 이수자인 청아 선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랫동안 간직하였다가 죽어도 후손들이 기억할수있는 인생이야기를 남기고 싶다고 의뢰를해왔다 청아 권의헌씨는 한국중공업시절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든 직장후배였다 그는 퇴근할때면 늘 바빴다 거리가 멀고 짧고는 불문하고 고전놀이를 배우러 다녔다 풍악패를 시작으로 고성오광대,안동하회춤, 동래학춤등 ᆢ 골고루 배우고 이제는 그춤의 이수자가 되어 마,창,진 일대는 혼자뿐이라 하니 그 세월이 생각나 돌아보니 어연 삼십년 중반이 훌쩍 넘어선 세월이고 머리는 허허백발이 되어있다 살다보면 예견치 못한 일들이 생겨 방향을 잃고 헤메일때도 있었겠지만 주저 앉어면 묻힐것이요 딛고 일어서면 나아 갈수있다는..

창호지를 바르시든 아버지

파 르르 ~ 문득 문풍지 떠는 소리가 그리워지는 가을 밤이다 민용태 詩 창호지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오는 봄 바람이 한 아름 꽃을 안고 왔다면 북풍은 물 잘든 단풍을 입에 물고왔다 동네 공원에서 들려오는 가을 이야기를 밤 늦도록 담아 보았다 찬 서리가 내리기전에 초가 지붕을 엮고 겨울채비를 하시든 아버지들 그 중에서 제일 이쁘고 향기짙은 국화를 한잎,두잎따서 창호지와 함께 바르시든 감성이 깊으신 멋진 아버지를 그려 보았다 파르르 ᆢ 문득 문풍지 떨든 소리가 그리워지는 가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