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진 소나무의 회상
매번 갈때면 생각만 날뿐
실천을 못한 하나가 있었는데
오늘은 두분을 모시고 면사무소가 있는 매전보건소에
치매검사를 하기로 했다
특별히 증상은 없지만 예전 같지 않어니
모시고 싶었다
1차 검사 결과에 따라 큰 병원에 가겠지만 ᆢ
의료담당 여자분의 친절한 안내로
연세에 비해서 아주 좋으니 마음 놓아도 된다고
진단을 받았다 ^^
다른 일정이 있어 하룻밤만 자고 돌아 왔지만
문득 동산리 처진 나무가 생각이 났다
처가집 가는 길에는
동창천을 지켜 보는 소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는 삿갓 모양 이거나 어찌보면
버드나무 처럼 생겼다 하여
처진 소나무 혹은 柳松 이라고 부른다
지금 동창천은
운문댐으로 메말라 가지만 한때는
풍성한 물 흐름으로 대구 인근 사람들이 즐겨찾는
유원지 였다
동산리 처진 소나무는 약 이백년 가량
그 자리에서 강,마을을 지키듯 굽어 보고 있었다
그러한 소나무는
강 건너 마을에 분홍빛 안개가 피어 오르는
복사꽃을 보았고
그 꽃이 강물에 실려 가는것도 보았어리라
여름날 벌거숭이 夏童을 보고 배꼽을 잡다가
아기 주먹만한 대추가 주렁 주렁 열리는 가을걷이에
소나무는 어깨를 덜썩 였을것이고
그 기분에 물안개 자욱한 강가로 솔 향기도 보냈어리라
별들이 하얗게 지새우는 겨울밤
꽁꽁 얼어 붙은 강바닥이 녹기를 기다리다
잠이든 갈대처럼
스산한 머리칼은 어느듯 하얗게 변했고 ᆢ
처진 소나무는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싶을 것이다
쇠약한 몸이 되니 발길이 끊긴 도시의 이웃처럼,
사람 소리가 그리운 처진 소나무는
늑골을 파고 드는 거친 기침을 하면서
밤새도록 뒤척인지도 모른다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