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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

죽도선생 창원시계종주

1 죽도선생 2009. 12. 30. 21:30

 

이 글은 2007년 4월21일

종주를 마치고 평생 기억하고저

야후에 있는 한국의 산하에 글을 올렸다

그후 코리아 야후가 없어 지길레

다음 블로그에 기록물을 옮겨 보관하고 있다

 

소중한 나의 산행이야기다

 

 

창원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산을 종주하며..

2009.12.30 21:38 | 기본폴더 | 죽도선생

http://kr.blog.yahoo.com/gudtlr5628/100


[한국의 산하 발췌]


창원시가지를 감싸고있는 산, 그산을 완주하며



창원시가지를 품고있는 산을 종주하고 싶은 마음은 실로 오래전부터다
대암산 기슭에 살고 있는 나는 대암산, 비음산, 용제봉, 봉림산을 주로 다녔고 때로는
안민고개에서 장복산, 그리고 마진터널에서 신촌으로 …
삼정자동에서 상점령, 불모산, 시루봉, 천자봉, 대발령에서 아스팔트 길을 걸어 안민터널 까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걸어보았다
그러나 사격장에서  마진터널로 가나,  역순으로 돌아가나 너무 멀고 험한 길이지만 꼭 완주를 하고 싶었다
지인들은 10~12시간 혹은 15시간 안에 종주를 했다지만
나는 20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주를 하고 싶었다


2년 전 봄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사격장에서 5시에 출발하여 상점령에 도착한 시간이 11시였어며
불모산 거쳐 안민고개 도착하니 1시 40분이었는데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발가락이 아파 멈춰야 했던 그때,
체력을 떠나 신체 일부분으로 포기하는 것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십 중반에 가능할지 모르지만 이번만큼은 꼭 하고 싶다
1달 전 고향 후배 이자 직장동료인 박만서 씨한테 넌지시 의중을 물어보니
흔쾌히 받아들인다  
  
D데이: 2007년 4월 21일 새벽 5시 마진터널 입구 산행 시작


어디에서, 어디로 :마진터널-장복산-덕주봉-안민고개-
갈림길-불모산-상점령-용제봉-대암산-진례산성-용추삼거리-내 봉림-봉림산-사격장 입구  (개인 기록이나 거리측정은 다소 차이가 있음 30kM~36KM )
  
언제 : 2007년 4월 21일 (토요일)
날씨 :  안개,비,바람(강풍)


누가 :  김형식,박만서


무조건 5시에 마진터널에서 출발해야 한다 왜냐면 사격장에서
산행하면 안민고개에서 5월 중순까지 장복산 입산금지 기간이라 산불조심에게
 퇴짜를 맞는다
예상시간은 13시간 그 이유는 시간 체크하는 것이 아니고 체력테스트에 기준을 두고 큰. 목적은완주한다는데 있다






새벽 4시 20분 약속 장소에서 택시를 타고 마진터널로..
만 오천 원 요구에 2천 원더 주고 4시 50분 산행 시작


아직, 어두운 밤이라 광부들이 착용할만한 헤드 라이트를 이마에 부착하고
산에 오르니 적막강산이다 고요함이 넘쳐 섬뜩한 기분도 든다
이따금 비님인지 안개인지 소리 없이 옷깃을 적순다
불빛에 의지해 계속 올라가도 장복 장군의 전설이 담긴 장복산이 안갯속에 파묻힌 것 같다
낮에 오를때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안개 낀 밤 산행은 더, 더욱이다




장복산(582) 도착하니 5시 29분 이제, 시야가 좋아지는 것 같은데..
헤드라이트를 넣고 물 한 모금 마시고 사방을 둘러보니 진해 시가지에 불빛이 보이다가
순간적으로 안개에 묻힌다 (전방 시야 20M 이내)
덕주봉(602) 6시 18분 허리를 돌아갈 때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입산금지를 시키는지는… 어찌하던 위험한 길이다




안민고개를 지날 때 즈음 6시 49분 예상시간보다 빠르다 좋다 좋아!! 아주 좋아!!!
그런데 빠른 것만 능사가 아니다 완주가 목적이다
안민고개에서 불모산 갈림길 중간 즈음 우뚝 선 암봉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정성으로 만든 팔뚝만 한 김밥, 과일, 떡으로.. 소주병을 슬그머니 내놓는다
먹어서 안 되는 줄 알면서 소주 2잔을 마셨다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맥이 풀리고 다리가 무겁다  …큰일이다
동생보다 몇 미터 처져 걸어도 힘이 많이 든다




갈림길에 도착하니 8시 28분 우측으로 가면 웅산, 시루봉, 천자봉, 대발령 가는 길이다
좌측으로, 불모산으로 오르면서 서서히 체력이 회복된다
이따금 불어오는 비바람이지만 비옷은 입을 정도는 아니다




불모산(802).... 어느 도시건 그곳에는 믿음처럼 든든한 산이 있다
마산에 무학산이 있고 광주에 무등산이 있어며 대구에는 팔공산이 그늘을 만들며 중생을 포용한다
옛사람 말씀에" 지형이 산을 만들고 산은 숲을 만들며 숲은 물을 낳고 물은, 인물을 기른다"라고 했는데
불모산은 가락국의 김수로왕비 허황후가 일곱 왕자를 입산시켜 승려로 만들고
그다음은 누구를 기르셨는지..
불모산이 품고 있는 절, 성주사는 웅신사, 곰절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전설이 있다
천백여 년 전 신라 흥덕왕 10년 무염국사가 국태민안을 위해 지은 절인데,
임진왜란 때 불타, 흔적만 남은 그 자리에 조선 숙종 7년
불사를 위해 쌓아 둔 목재를 곰이 옮겨갔다는 고마운 마음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통신공사 옆 모퉁이를 돌아가니 얼마 전 무너진 울타리 공사를 다시 했건만
내려다보니 자칫 실족하면 20~30M는 족히 굴러가겠다
원래 길은 막고 산행할 수 있도록 빨간 리본과 흰색 비닐로 안내한다
장복산과 안민고개 시루봉은 능선은 여전히 비구름에 갇혀 , 보이다가 감추는 것이 야속하다 
한편으로 따가운 봄햇살이 아닌 걸 감사합니다
아차!! 조금만 더 내려갔으면 불모산 저수지로 갈뻔했다
앞선 만서 씨가 형님 이쪽이요!! 나무에 묶어둔 표시를 보니 몇 년 전
내가 금테 둘린 비닐로 표시해둔 이정표가 있었다
(어느 산님께서도 그곳에 형형색색의 리본을 붙여도 좋건만…)


상점령으로 내려오는 길은 내게는 참으로 추억이 많은 곳이다
뽕잎이 몸에 좋다기에 규헌이라는 친구 따라 뽕나무를 찾아 헤메 든 곳
얼마 후 혼자 왔다가 말벌에 쏘여 7가지 증상을 겪어 보았다
1, 두드러기 나고  2,눈이 캄캄 해지고 (흑백영화 보는 느낌)
3, 졸도 4, 설사 후 병원에서 해독제를 맞고 5, 온몸에 열과 심한 한기가 듦
6, 벌에 쏘인 자리가 잠 못들 정도로 따갑고 7, 혓바늘이 돋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잡담을 나눈 사이 체력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길옆에 새순을 따는 아주머니들 웃음꽃이 만발한다
아주머니 그게 뭔교? 홀잎이라는데 일종의 봄나물 이랍니다 
아! 그런가요 마이 따세요




상점령 고목나무 앞에 도착 9시 43분한숨 고르고 간단한 요기를 하며 잠시 사념에 잠겨 보았다
창원 사람이든 김해 장유 사람이건서로 교통 할 수 있는 유일한 도로는 이 길이 아닌가 싶다
뭇사람들은 6,25 때 군사도로라고 하지만  이미,
그 이전에 길이 있었던 것이다
"오고 가던 민초들의 한숨소리와 애절한 삶의 흔적을 지우려
소원을 빌며 두 손 모으던고목나무 밑에 10원짜리 동전과 촛불 켜 둔 흔적을 분명히 보았다"
그때가 90년 초 창원터널 공사가 한창일 때 장유사 가는 길이었다


몇 해 전 태풍으로 쓰러진 것을 장유사와 창원시에서 고목나무를 세우고 제단을 만들었다
"옛 지명에 윗 상점, 아래 상점이 있었는데
장유폭포 입구쯤이 아래 상점이고 상점령 고목나무 근처 주막집이
윗 상점이라고 불렸어며 그 고개를 상점령이라고 부르며
그 밑으로




다시 우리는 마의 봉우리(?)를 넘는다
돌무지봉으로 가는 길목에 너더랑 돌밭이 있는 돌탑에 돌 하나 얹저며
눈물처럼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
합장을 해본다




2006년 초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고 섣달 그믐날
퇴원한 집사람에게 해줄 것이 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정월 초하루 준비해둔 초와 떡, 과일 소주 한 병을 벼낭에넣고
진해 시루봉을 찾았다
명성황후가 아들을 낳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100일 정성으로 제를 올린 곳
나도 그런 심정으로 찾아 올라갔다
"하늘이시여!! 비록 하늘에 받치는 제물은 미흡하고 부족하오나
눈물로 받치는 정성이오니 부디 거두어 주시고 병들어 신음하는 집사람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말문이 막히고 눈물이 앞을 가리던 그날,
이튿날은 무학산  그다음날은 봉림산으로 비바람 휘몰아치는 새벽녘 비옷 입고
제물을 바치던 날이
어제 같은데..
그 정성이, 그 눈물이, 그 한숨이 하늘께서 받아주셨는지 지금은 건강하게 잘살지만
그래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겠지


다시, 코 박고 올라간다
위를 쳐다보지 말자최희준 노랫말처럼 나는 땅만 보고 가는 곰이다
왜? 산님들이 마의 봉우리라 하는지 알만하다




용제봉(746) 정상에 올랐는데 10시 43분 안개에 묻혀오는 비바람..
이런 날이면,
용제봉(龍蹄峰)의 전설이 생각난다 용이 승천하면서 발자국을 남긴 봉우리
날아가면서 소리를 내었다고 비음산(飛音山)은 진례산성 옆에 있다


옆사람 왈" 히말라야 등반하는 기분이다  실지로
상점령에서 오를 때 기분 하고는 영 다르다
벼낭에 넣어둔 조끼를 다시 꺼내야 할판이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대암산으로 진군, 대암산 가는 중간 즈음에 신정봉에 돌탑이 보기 좋게 쌓여있다
일전에 친구가 평일 산행을 하는데 60~70대 노인이 도시락 가지고 돌탑을 쌓더라는데
창원시에서 용역을 주었다는 말도 있고 또는,
어르신의 생애 무엇인가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 쌓은 것이라 하는데
무엇이든, 어떤 연유든, 보기 좋고 예사 솜씨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삼각점에서 올라가는 길 짧은 구간이지만 비바람에 앞이 보이지 않고
다시 코 박고 신음소리 내며 씩씩하게 올라간다   그런데,
소나무 옆에만 가면 바닥이 질고 다른 나무들은 비에 젖지 않았는데
소나무 온몸에 물이 뚝뚝 떨어진다
동생 왈"일정한 수분만 흡수하고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소나무가 오바이트한다 ㅋㅋㅋㅋ




대암산(669) 11시 50분움푹 파인 분지에 에는 등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먹고 있다
(오래전, 군인들의 대공포 자리다) 일제시대???
우리도 자리 잡고 요기를 하면서, 그래도 소주 두 잔씩 마시고..
봉림산으로 눈,
돌려보아도 비, 구름 안개에 싸여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암산에서 남산재 중간 즈음에(550 고지) 대방 체육회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뭇사람들은 사격장에서 봉림산 가는 기분이나
상점령에서 돌무지봉으로 가는 거와 비슷한 급경사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숲이 우거진 이 길을 찾는 이유는 그만큼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남산재를 지나,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포곡형의 산성 가야국 태자가 세웠다는 진례산성(502)은,
4월 초순부터 손님맞이하기 바쁘다








진달래가 지면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진례산성 안내문 앞에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옛 무덤을 보며 이분은 외롭지 않을 거다
사철 사시 찾아오는 손님 때문에 조금은 시끄럽지만.. 1시 27분 도착






다시 깔딱 고개를 몇 개 넘어 용추삼거리 도착 2시 27분 딱, 1시간 거리다
늦은 시간도 빠른 시간도 아니다
자!! 이제부터 495 고지와 556 고지를 내 봉림, 봉림산을 오르내리려면
체력을 비축하고 요기를 든든히 하고 남은 술은 먹지 말자
행동식(연양갱), 과일을 먹고 조끼를 벗고 등산화 끈을 조이고 …




나무계단 밟고, 또 밟고.. 내 봉림에 도착하니 2시 58분 약 31분 걸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약간은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작이 내려가는 길 은 오금이 당긴다




봉림산에서 사격장 가는 길 경사가 만만 찮을건데..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한번 실패한 것이 한(?)이 되어 오늘은 굴러서라도 간다!!
내 봉림에서 봉림산 가는 길
젊은 말로 약간 아니다 27~8 kM 산길 걸어 마지막 독수리봉을 향해
계단을 올라가 보라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기다리는 성취감이 있다
봉림산 4시 04분에 도착 집사람과  지인들에게 문자 보내고..






여전히 강풍에 안개비마저 묻혀오니 눈을 뜰 수 없다
봉림산(鳳林山) 숲 속의 봉황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전이지만
그래도 날개(翼峰) 흔적마저 볼 수 없어니
맑은 날 이면 우리가 지나온 길을 대충 볼 수 있건만아쉬워하며
잠시 상념에 잠겨보았다


"… 강에서 태어나 숲 속에서 자라는
불투명한 것을  좋아하는 연막의 명수
습기 차고 어두우면서도 때로는 ,
무더움을 예고하는 기상대
질투심 많은 너는
내 곁에 관계되는 모든 사물을 분리시키는
막강한 힘의 소유자,
스산한 움직임
항상,
바람을 대동하여 눈발처럼,
산발머리처럼 이리저리 방황하며, 구천을 떠돌다가
참회 같은 그리움 안고 다시, 비가 되어 강으로 돌아가는
윤회의 길잡이..
그러한 너의 내면을 보지 못하는 내 눈은,
안갯속에 가려있는가
문득, 떠오른 깨달음 하나,
많이 보이면 잃을 것도 많다고..






자작 시 한수를 새기며 절뚝거리는 다리를 끌고
사격장에 도착하니 4시 50분
12시간 산행 31.5 kM 상이군인이 왜 자랑스러운지 이제 알 것 같다


2007년 4월 21일 竹島 김형식


(2019년 5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인터넷 사진을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