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59

서각 후오덕(厚吾德)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의 덕을 두텁게 하여 이를 맞이 할것이고 하늘이 내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이를 보충하며 하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의 道를 형통하게 하여 그 길을 열것이니 하늘인들 나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글로 번역했습니다) 몇해간 중단한 행사도 간략하게 해설에 열중이신 환빛선생님 와중에 노환으로 돌아가신 장인어른의 슬픈 소식이 있었습니다 훗날 우리들 이야기에 올릴께요 서각은 나무가 살아온 흔적을 옹이와 무늬로 남기는데 그 부분 잘 표현해 주는것이 나무에 대한 예의이고 정성스럽게 쓴 글씨를 한점,한획을 놓치지 않고 나무에 새기는 종합 예술이다 작품은 음양각이다 명나라 말기때 학자인 홍자성이 쓴 채근담에는 유교,도교,불교의 사상까지 닮겨 진 후오덕을 ..

서각,사노라면

산다는 것은 빈 여백을 채우는 설렘이다 ᆢ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인생 이야기 희로애락 같은 세월을 채색해보았다 대한민국 서예협회 창원 지부의 200여 명의 회원들의 작품이다 등 굽은 소나무와 푸른 솔잎이 생동감이 있다 박시후망 薄施厚望 몸이 귀해졌다고 어렵든 시절을 잊지 말라는 운정 이도학 선생의 전서체 ᆢ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야 하듯이 혼신을 다하는 노력도 있어야 ᆢ 제각각 꿈같은 그림도 그리며 글도 써보고 때로는 물거품처럼 파도에 쓸려도 갔지만 그래도 놓쳐서는 안 될 낡은 화선지와 인생 붓 하나 누구든 세상에 올 때는 저마다 한 장씩의 화선지를 들고 태어난다지요 크든, 작든 넓든, 좁든ᆢ 살아가면서 어찌 평탄한 길만 있습니까 비가 오고 바람 불고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뿐인 그 길에서도 주문처럼 외우든..

새벽강

푸른 힘살이 돋아나는 새벽녘 가슴 깨우는 느낌표 하나 들고 새벽 강으로 달려가자 가슴이 벅차도록 반겨주는 저 뜨거운 일출 물안개 꽃이 뭉실 뭉실 피어오르고 심연의 늪 깊은 그곳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물새 떼 가슴 깨우는 느낌표 하나 들고 새벽 강으로 달려가자 순백의 아침 맑은 이슬은 보고자 하는 이의 열정이 아니든가 멀리서 보면 구름이요 가까이 있으면 안개인데 저 구름이 춤을 추면 운무가 되더라 분분한 낙화 내 젊음도 이렇게 가고 있겠지 ᆢ ᆢ 새벽잠을 뒤로하고 강가로 가면 물 안개꽃이 피어있다 밤새도록 뒤척이게 하는 세상 이야기를 깨닫게 해주는 느낌표가 있는 새벽 강이다 꼭꼭 숨겨두고 오래도록 간직해도 좋을 보석같이 영롱한 이슬마저도 무겁다 싶으면 바람의 힘을 빌려 툭 털어버리는 풀잎의 지혜로움 깊은 ..

봄비는 가슴에 내리고

흥건하게 적신 목련나무 환하게 꽃 등켜라고 온종일 봄비가 내린다 유난히 길었든 겨울 가뭄 끝에 비가 착하게도 나린다 차마 떨구지 못한 빨간 산수유 열매 곁으로 노란 꽃망울이 미안해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겠지요 눈물이 스며들어 아픈 사랑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빨간 꽃 봄바람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춤을 추든 수양버들이다 공원이 아니고 깊은 산속이었다면 어떨까 겨울 내내 그리고 또 그렸든 설경이다 계곡이 꽁꽁 얼어붙고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산골마을 시린 손끝이지만 마음은 따스한 그 사람들이 생각난다 긴 겨울 가뭄으로 목마른 생명에 단비가 내리듯 봄비를 보낸 목필균 시인의 글을 쓰고 싶었다 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되듯이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 불꽃처럼 타오르든 순간도 소리죽여 흐느끼..

초겨울 저녁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 버리고 정갈해진 노인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이파리에 휩쓸려 간 계절 온통 머리 풀고 울었든 옛날의 일들 까마득한 추억으로 나이테에 감추고 흰 눈이 내리거나 새가 앉거나 이제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 대지의 노래를 조금씩 가지에다 휘감는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 가득히 찾아오는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정희 시인의 초겨울 저녁을 올려본다

축복같은 햇살이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햇살 한 움큼이 찾아온 이곳 국화는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격려하면서 추억하는 갈대 가을이 찾아오는 용추계곡 놓칠세라 화폭에 담아 보았다 오늘 햇살은 너무너무 좋다 티 없이 맑고 푸른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산과 들의 오곡백과를 위하여 또 내 가슴에 오랜 고질적인 우울병을 고치려고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이다 ᆢ 정연복 초가을 햇살 추신 ᆢ 갑자기 닥쳐온 한파에 모두들 움츠렸는데 한 줌의 햇살이 너무 곱고 감사합니다 돌아보면 금방인 한 해도 어느덧 가을 중순이고요 모두들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서각 방하착(放下着)

욕심은 잡으려고, 움켜 쥐려고, 주먹에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 빠르게 사라지는 모래와 바람 같은 것이었다 의욕과 욕심은 다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의욕이고 터무니없는 것은 욕심이지요 살아가면서 의욕마저 없다면 그것은 죽은 목숨이겠지요 나는 버리든 비우든 내려놓든 무소유의 깊은 뜻을 풀잎에서 배웁니다 받아서 수용할 수 있는 그만큼만, 받고 되돌려 주니 비바람에 찢어지거나 꺾어지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다시 새날을 맞이합니다 손에 든 무거움도 어깨에 진 등짐보다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심하나 ᆢ 이슬마저 무겁다고 느껴지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람을 핑계 삼아 툭, 털어버리는 저 슬기로움 자연은 오늘도 내게 가르침을 줍니다 코로나19로 지쳐가지만 그래도 행사는 치르고 있다 서..

양각, 달마를 새기며 刻

좋은 기운은 지켜주고 나쁜 액운을 막아내어 복과 재물과 건강을 지켜 준다는 달마 화가의 손길 따라 표정은 제각각 달라 지지만 달마의 전설을 읽다 보니 험상궂은 얼굴에 이해가 간다 천산산맥으로 통하는 길을 열고자 수고한 보람도 없이 얻은 몰골이었지만 가시밭길, 절벽 같은 바위에 맨발로 서있는 모습에는 세상을 구하고자 애쓰는 눈빛이 그저 애잔하게만 보인다 달마의 서각은 느티나무에 음각을 주로 하지만 작가는 은행나무에 양각으로 저물어 가는 황혼의 주름살도 함께 새겨보았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들고 싶다는 말처럼 그냥 지나다 보니 블로그에서 멀어진 것 같다 불안한 세상에 걱정해주시는 고운 마음에 불친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한국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전

저,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대한민국 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 전을 성산아트홀에서 오픈식을 했다 예년에 비해서 코로나 때문에 성대하지는 않았지만 250여 회원들이 1년간 준비한 작품을 6월 16일~6월 21일까지 한 점씩 전시하도록 하였다 죽도 선생은 지난봄에 준비했든 春을 선보였다 春 김형식 허공으로 흩어지는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들어보았는가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인생의 바람에 등 떠밀리며 자꾸 뒤 돌아보게 하든 시린 바람을 기억하는가 억척같은 겨울의 숲을 지나 얼음이 채 녹지 않는 시린 강물을 맨발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뜨거운 열정,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ᆢ 어느듯 멸절의 벼랑 끝에서 신음하든 겨울바람이 산들바람으로 변하여 도심의 공원으로 오리가족들을 불러왔다 그리고 서예가 소정..

별 하나에 붙여서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는 별 하나 흐린 차창 밖으로 별 하나 따라온다 참 오래되었다 저 별이 내 주위를 맴돈 지 돌아보면 문득 저 별이 있다 내가 떠날 때가 있어도 별은 떠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 별처럼 있고 싶다 상처 받고 돌아오는 밤길 돌아보면 문득 거기 별 하나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든 별 하나 이만치 거리에서 손 흔들어 주는 따뜻한 눈빛으로 있고 싶다 ᆢ 뿌리는 여름 같은 봄날을 대비하여 잎들을 무성하고 두툼하게 만들고 있었다 급변하는 이상기온이 주는 폭염에 시들지 말라고 두껍고 짙게 잎들을 무장시켰다 그리고 꽃이 잘 어울리는 주택에 사는 친구가 부탁했든 문패 하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