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나의 이야기

뿌리는 겨울을 허수히 보내지 않는다

1 죽도선생 2019. 2. 21. 04:11

 

 

 

 

 

 

 

 

 

 

 

 

 

 

 

 

 

 

 

 

 

 

 

 

 

 

 

 

 

 

 

 

 

 

 

 

 

 

스믈거리는 간지로움이 뿌리에 느껴지고

물 흐르는 소리가 가깝게 들리니 봄이 오고 있다

떠났든 보냈든

분분하든 단풍이야기도 잊혀진지 오래,

그 자리에 솜털같은 설레임이

꽃망울에 맺혀 있어니

진정코 봄은 오고있다

 

그러한 봄을 보고 느끼는 사람들은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꽃과 향기만 즐길뿐,

겨우내

멸절의 벼랑 끝에서 방황하든 눈 바람에

가지가 꺽이고 찟어진 그 자리에

새로운 옹이가 생겨날때 마다

입술 깨물며

꽃을 기다리든 그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그러한 나무 가지끝에

물이 오를때 까지

뿌리의 눈물겨운 사투를 알고 있을까요

 

사람들은 큰 바위가 우뚝 서 있음을 감탄하지

그 밑에 틈 사이를 메워 주는

작은 돌이 있음을 알고나 있을까요

그나마

바람과 빗물에 씻기어 가는 흙을 모아

작은 공간을 만들어

떠 도는 풀씨를 불러 들여

바위를 더욱 견고하게 지탱 해주는

누군가 라는 희생이 있음을 알고 있을까요 ᆢ

 

문득 이채 시인의 싯귀가 생각나 붓을 들었다

 

행여 내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 생각하지마

꽃이 필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때 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부림인걸,

알고있니ᆢ

나무가 겨울일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 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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