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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죽도선생 그것이 인연이라고 ᆢ

1 죽도선생 2017. 9. 27. 05:50

 

 

 

 

 

 

 

 

 

 

 

 

 

 

 

 

 

 

 

 

눈 몇번 깜박했는데

한달이 훌쩍 지나간다

마침 서각 지도 교수인 우송 조범제선생님

개인전이 있었고

틈틈히 크레인운전도 하여 용돈을 벌어

재료비에 보태고

시간을 나누어

문인화 공부도 하며

이러다 보니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고

인생도 슬며시 따라왔다

성급하게 떨어지는 낙옆을 보니

그것이 세월이고

다시 허리굽혀 자세히 보면

인생의 책장에 곱게 접어둔 보고싶은 얼굴이 아니던가

때가되어 꽃이피고

때가 되어 단풍이 들지만

자세히 굽어보면 이 모두 인연이 아닌가 싶다

인연이란 글귀를

캘리그라피 기법으로 써보았다

서각 연緣은

초창기 작품을 올려봅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누군가 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하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수 만번 애닲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 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 구름처럼 흔들 거리더니

대뜸,내 손목을 잡고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 줄수 있느냐고,

눈내리는 어느 겨울밤에

눈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년에나 한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ᆢ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그것이 인연이라고 ᆢ

 

- 김현태 詩 인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