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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초대작가

나의 이야기

죽도선생 사모곡2

1 죽도선생 2022. 5. 22. 07:53

한줌의 착한 흙으로
돌아 가신지
오십 년이 다 되었건만
아직도 가슴 한편에 늘 자리하는
엄마의 잔영이 눈물처럼 떠 오른다

1991년 서예학원 원장이신
석담 박병현 선생님이
경남신문에 기재 된 詩를 보고
쓴 붓글씨를
퇴근 후에 선물로 받은 작품이다


먼길을 갈때나
난관에 부딪치거나
힘이 들어 주저앉아 울적에
맨 먼저 꺼내 보든 사진 한 장

저승길을 가든 엄마는
막내가 우는 소리에 놀라서
가든 길도 돌아온다는데
내 울음소리가 흐릿했는지
홀연히 가신지
50년이 다 되어가고 ᆢ

죽도시장으로 흐르든
칠성강은 복개천이 되었고 ᆢ
이제는
부둣가를 휘감고 돌아가든 강물위로
유람선이 다니고 있으며
건너편은 그 유명한
포항 송도해수욕장 솔밭이다

흰머리 풀고 흩날리는
칠성 강변에 가면 혹시 만날 수 있을까
저자거리 헤매다
걸터앉은 막걸리 잔술에
젖어 있을까요

엄마 아버지ᆢ
때로는
넘어 지기도 하고
주저 앉아 울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혼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하나, 둘 이웃들도 늘어나고

명사십리 송도해수욕장에는
어릴 적
맷꽃도 피고
해당화도 반겨주든
모래 언덕도 있었는데 ᆢ


1991년 경남신문에 실렸든
사모곡이다
그리고
춘천가도는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경춘가도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장롱위에 box를 정리하다가
파편처럼 쏟아지는
격한 감정을 누르면서도
영원히 간직하려는
마음에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엄마 생각나는 찔레꽃
https://youtu.be/U6TNy-f1C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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