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초겨울 저녁

1 죽도선생 2021. 12. 9. 12:45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 버리고

정갈해진 노인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이파리에 휩쓸려 간 계절

 

온통

머리 풀고 울었든 옛날의 일들

까마득한 추억으로

나이테에 감추고 

 

흰 눈이 내리거나

새가 앉거나 

이제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 대지의 노래를

조금씩 가지에다 휘감는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 가득히 찾아오는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정희 시인의

초겨울 저녁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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