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73

서각 적우침주 積羽沈舟 ᆢ

고사성어는 살아가면서 방향을 읽어주는 옛사람들의 가르침이다 새의 깃털은 무게라고 말할수가 없이 가볍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깃털도 많이 쌓이면 배를 가라 앉힐수있다는 말이 적우침주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아주 작은 근심이라도 생각의 차이에 따라서 엄청난 공포와 재앙이된다 재미난것은 비슷한 말들이 제각각 표정으로 우리곁에 있다는것이다 미흡하나마 꾸준하게 모우면 나중에는 엄청 크게 된다는 속담은 티끌모아 태산이고 그에 맞는 성어는 진합태산이다 가벼운 짐도 많이 실어면 수레의 굴대를 부러 뜨리고 민중의 입이 모여 외치면 쇠도 녹인다는 군경절축이 있고 중구삭금도 있다 사소한것이라도 최선을 다하라는 90노인이 산을 옮기는 우공이산,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모란꽃을 추억하며

어느 生에선가 몇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것을 이 모란이 안다 한국서예협회 제29회 창원지부 회원전을 마산3.15 아트홀에서 오픈하였다 150여 회원들이 봄꽃이 필무렵이면 1년동안 준비한 작품을 선 보이는 자리였는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든 코로나19의 기습으로 전국의 모든 행사는 멈추었다 겨울을 이겨낸 세상의 온갓 꽃들이 피워낸 아름다움도 외면하고ᆢ 이제는 조금씩 여유를 찾아 마스크를 쓰고 행사를 최대한 짧게 하였다 칠월의 꽃인 수국이 주변의 환경에 따라 여러 빛깔로 피고 있지만 오월의 정원에서 함초롬이 피어나든 찬란한 모란꽃을 잊을수가 없다 세상은 바람불고 덧없음도 알았으리라 그렇게 떨어져 변방을 떠 돌다 어느 나무그늘아래서 외롭게 잠들어 흙이 되었다 해도 잊지않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

멈추지 않고 흐른다면 ᆢ

한방울의 물이 모여 샘을 만들고 강을 거쳐 바다로 향하는 그 과정은 더불어 사는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구도자의 몸짓이기도 하다 그러한 물이 힘든다고 멈추면 잊혀지거나 버려진다 고래를 키우는 시퍼런 바다를 보려면 멈추지 않고 쉼없이 흘러야한다 ᆢ 아무 말없이 흐른다고 생각이 없겠냐 마는 속세에 시끄러움을 잊고저 그저 흐르는 물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쏘가리나 피라미를 키우고 산골짝에서 돌뿌리나 쓰다듬어며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안고 낮에는 물감을 풀어 주변의 모습과 흡사하게 어울리며 무념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팔만사천의 생명을 보듬아 주는 물은 알고있다 산속에 작은 옹달샘이 강으로 바뀌면서 알고있을것이다 바다의 시작이요 맥박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수천 수만의 물고기를 자라게 하고 거대한 고래도 키..

마음은 빈집이라 ᆢ

마음은 빈집같아서 모질때는 독사가 살다가 어떤때는 청보리밭 같은 넉넉함도 있다 이른 봄날 꽃 구경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꽃샘추위도 찾아오고 사철 사시마다 또 다른 풍경처럼 소리없이 왔다가 말없이 가기도 했지만 기억에 남든 뚜렸한 날들도 있었으리라 왜 ? 오래된 나무들을 미륵이라 하는지 살아온 과정을 그려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어린나무들은 자기만의 주장으로 일직선으로 쏫듯이 자라나고 혹시 상처받을까봐 스스로 날카롭든 잎들, 그러한 나무들은 해가 바뀌고 몇번인가 열매를 가지다 보면 잎도, 가지도 스스로 둥글게 만든다 태양의 에너지를 받는 이웃에게 害가 될까 봐, 스스로 가지를 거두어 들이고 어미처럼 넉넉한 둥근잎이 되고 있으니 눈이 시리도록 냉철하면서도 가슴 뜨거운 미륵임을 알게 될것이다 그것은 눈 보라같은..

고요한 강물같은 사랑

가슴이 뜨거워 지는 한마디 새싹이 돋아나는 봄날이면 속잎처럼 웃고 천둥치는 여름밤이면 격정의 세월이 생각나 흐느끼고 눈 오고 비 오면 온몸이 젖어 흔들려도 언제나 맑은 얼굴로 꽃처럼 노래하든 그대 세월의 뒤안길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도 내가 먼저, 업더려 절하고 싶은 사람 세상의 인연이 바람이고 강물이라면 불어오고 흘러가다가 그렇게 만나 한세월 살아가면서 풋풋한 꽃내음도 있을 것이고 예상치 못할 벼락같은 일들도 있었겠지 모든 이에게 고백하건대 그냥 계절 따라 왔다가 시들면 홀연히 사라지는 그런 꽃이 아니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거센 물결 같은 상처를 주는 것도 싫고 그저, 고요함을 잃지 않는 수묵화처럼 저물녘 석양과 나무와 키 작은 풀잎마저 곱게 비쳐주는 강물 같은 사랑이 되고 싶다 유채꽃 피는 봄날 천만 ..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허공에 흩어지는 바람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겨울에 꽝꽝 얼어붙은 강물을 녹이는 부드러운 바람을 보았는가 산 모퉁이 돌때마다 인생의 바람에 등 떠밀려 자꾸 뒤 돌아보게 하든 시린 바람을 기억하는가 미소를 머금고 산들거리며 다가오는 저 부드러운 봄날도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의 거센 바람도 주변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기본적인 매너만 가져도 우리는 슬기롭게 헤쳐나갈것이다 세계가 인정해주는 질병관리였는데 몇사람의 경거망동한 행동에 너무 가슴아프다 코밑이 헐어 진물이 흐르든 김강립차관이나 몰라보게 헬쑥한 얼굴에 새치가 자꾸 늘어나는 정은경본부장이 저렇게 고생하는데 소속된 하급 공무원과 따르는 요원들은 얼마나 허탈했을까 그러나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더 어렵고 힘든 세월을, 그 엄청난 국가 재난에도 맨 주먹..

강끝의 노래

얼마나 굴러야 아름다운 몽돌이 될까 얼마나 흐르고 흘러야 산그림자 마저 비춰주는 맑은 강물이될까 바람에 흩날리는 강건너 갈대들이 눈부신 손짓이 되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이유도 내가 먼저 사랑이 되어야 되는가 보다 사랑은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면 지금 입술 내밀고 다가오는 꽃봉오리 처럼 내가 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ᆢ 知仁勇 살아가면서 지혜로움과 인자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공자님이 말씀하셨는데 ᆢ 섬진강시인 김용택의 詩 강끝의 노래를 써보았다 마침 겨울밤이야기에 답글을 쓰다 메모해둔 사진이 있어 올린다 이런 저런 일상의 사진과 본문에 맞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모셨습니다

죽도선생 겨울밤 이야기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어도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 그리운 겨울밤이다 백년을 산다고 해도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있고 가까이 있어도 단 한번도 생각이 같이 않는 사람이 있고 만나지 않아도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그리운 겨울밤 ᆢ 오늘은 황여정시인의 겨울밤을 쓰다 보니 문득 하나,둘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정말 밤하늘 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것같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시절인연이라 했듯이 우리는 억겁의 시간속에 생각이 스쳐가는 찰나刹那와 손가락 튕기는 탄지彈指와 숨 한번 쉰다는 순식간瞬息間, 그 짧은 순간에 만나고 헤어졌다 과연 그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ᆢ ᆢ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아닐까 그 소중한 사람이 저기 저..

산다는 것은 희망이다 ᆢ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ᆢ 언제였든가 제목도 모르고 수선화에게를 읽은적이 있다 구절 구절마다 울컥이는 마음도 있다 마는 유독 이 대목에 한참을 머물었다 매년 이맘때면 신음하듯 찾아오는 계절 앓이 ᆢ 풀도 나무도 흙마저 퇴색되어 있는 어두운 년말이다 가지에는 빛바랜 나뭇잎 마저 툭 툭 떨어지는 아주 쓸쓸하고 외로운 계절이다 그래 새들이 나무가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그러하니 우리는 눈이와도 비가와도 가야되는 길이있다 간이역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열차를 타고 지난해 처럼 또 다른 세월을 맞이하자 어차피 산다는것은 설레임이고 희망이 아니든가 ᆢ *몇장의 사진은 인터넷에서 모셨습니다 *

석화광중 (石火光中)

지금은 허공에 스러지는 세월이지만 한때는 불꽃처럼 눈,부신 순간도 있었겠지요 ᆢ * 石火光中 * 돌과 돌끼리 부딪치면 파란 불꽃이 일어납니다 어느 순간에 흔적도 없이 스러져 가는 광채 그 짧은 순간에 봄이가고 여름가고ᆢ 물 잘든 단풍잎이 하도 고와서 한잎 두잎 줏다가 자세히 보니 세월이 묻어있어 한참을 울기도 하고 하기사 내 청춘도 나를 버리고 속절없이 떠나가는데 ᆢ ᆢ 그러나 아직도 불꽃 놀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찌보면 잔불같은 情들이 모닥불에 모여 앉아 나누는 것이 더욱 정겹습니다 사진은 늦가을 풍경이 남아있는 성산아트홀에서 11월27일부터 12월2일까지 대한민국 서예협회 창원지부 회원전이 있다 250 여명의 회원이 일년간 준비한 작품을 선 보이는 행사다 죽도선생은 석화광중을 몇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