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시,서각,문인화,수묵화 73

죽도선생 가을 편지 ᆢ

화려한 봄꽃보다 물 잘든 가을 단풍이 더 아름답다 ᆢ 나이가 들면 풋풋한 사과같은 향긋함이 사라지니 노쇠,노추,노망, 어두운 색으로 보겠지만 각고의 노력에 따라 노련,연륜,노숙함으로 바꿀수도 있다 가을비는 빗자루로 막을수 있다는 말처럼 가벼운데 이번 가을에는 유난히 비가 많고 태풍도 세개가 지나갔다 핡키고 간 상처는 깊어도 치유하려는 마음은, 모두들 하나같이 열심이다 그러한 비가 그치니 거짓말처럼 하늘은 높아지고 두둥실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솜 사탕처럼 보인다 꽃 소식은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고 단풍 소식은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데 창원에는 아직 소식이 멀다 대신에 문득 나뭇잎이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면 때 맞추어 한웅큼 물감을 뿌려주면 더욱 고울 단풍잎은 벚나무,화살나무,옻나무에서 만들어..

무한불성ᆢ

특선작 무한불성 무한불성을 서각했다 땀을 흘리지 않어면 이룰수 없다는 뜻이다 땀은 긴장하면 나오는 식은땀, 매운 냄새만 맡아도 나오는 미각성 땀이 있어며 노력으로 흘리는 건전한 땀이있다 의지의 땀은 어찌 운동선수 뿐이겠냐 마는 어느 분야이든 성공이냐 실패는 차후의 문제고 해 보고저 하는 의욕이 있는 곳에는 분명한 땀의 흔적이 있다 노력에 따라서 땀은 핏방울이 되는것이다 어느 인생인들 쉽게 살아왔겠냐 마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나가는 그들의 모습에는 향기로운 땀냄새가 난다 바로 사람 냄새인것이다 그런 철학을 심어 벚꽃이 환장하게 흩날리는 봄날 무한불성을 음각으로 깊숙하게 새겼고 마무리는 붉은 핏방울이 맺혀있는 흔적을 남겼다 사진은 농부가 밭은 갈고 씨뿌리듯 나무와 풀은 모진 겨울을 이겨낸 기쁨으로 ..

가을이 오는 소리에 ᆢ

얼음이 채 녹지않은 시린 강물을 성큼 성큼 맨발로 건너와서 꽃을 피우든 봄날이 오면 모두들 좋아 하든데ᆢ 올 여름은 칠월초에 시작한 장마 덕분인지 그렇게 혹독한 더위도 아니 였는데 계절이 바뀌는것에 전혀 아쉬워 하지 않네요 자세히 굽어보면 모두가 순금같은 소중한 날들인데, 시원한 바람에 묻혀오는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가을 풍경을 그려보는것을 상상해서인지 모두들 좋아라 합니다 ᆢ 꽃은 기다림의 상징입니다 주변에 핀다고 나도 피는것이 아니라 환장하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서도 담장너머로 기웃거리는 능소화를 보면서도 슬프고 외로운 밤 별을 보면서도 오랫동안 파아란 가을 하늘을 기다려 왔습니다 이제사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전합니다 사진은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찍은것도 있고 꽃은 역시 전문가의..

꽃들에 대한 사색

부귀의 꽃 모란을 그리고 각을 하다보니 그기에 맞는 시를 많이 보게된다 모란동백이라는 이제하시인의 시를 읽다 보니 우리네 인생같기도 하다 하기사 어느 시 인들 툭,한마디 뱉는 말이 있겠냐 마는 꽃으로 태어나 망울을 맺고 세상에 눈을 뜨니 바람불고 고달프고 덧 없이 허무하다는 것을 세상에 모든 꽃은 떨어지면서 알게 되었어리라 생을 다하여 바람에 실려 변방을 떠돌다 혹은, 속세를 허망하게 떠돌다가 쓸프거나 외롭게 흙이된다 하더라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잊지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고스란이 담겨져있다 이상 기온으로 조금씩 빨라지는 꽃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난다 그중에서 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도 아름답지만 견딜수있고 가질수 있는 그만큼만 가지되 다시 돌려주는 연잎에서 무소유와 계영배를 생각해본다

바람의 빛깔이 전하는 말 ᆢ

바람의 빛깔을 처음 들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ᆢ 2018년 봄날 (봄이온다ᆢ)라는 테마를 가지고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날때이다 남북정상이 함께하는 그곳에는 한계레와 전세계 인류가 감동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있었다 하루종일 일정을 마치고 3시간에 걸친 만찬을 마무리 할때 즈음 오연준군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에 피곤해 하든 김정은 위원장은 눈이 부신듯 뜨고 아 ~낮은 신음을 흘리는것을 보았다 그것은 저 높은곳에 사는 천사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감동적인 음성을 우리는 들은것이다 그렇다 좋은 노래는 심연(心淵)저 깊은 곳에서 안개처럼 번져오는 사연이 담긴 이야기가 있을것이다 때는 아메리카 신대륙 개척시대라는 미명美名을 앞세워 영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은, 지구가 생긴이래 수많은 나무와 동물과 자연..

죽도선생 봄날은 간다 ᆢ

옛 노래는 마치 오래된 사진을 보는듯한 아련한 추억이다 그 노랫말은 詩에서 출발하였다 詩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일상의 감정들을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 시를 노래로 부르면 표현 방식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봄날은 간다 이 노래는 어릴적 누님이 즐겨 부르든 모습이 생각나서 편지를 쓰듯이 써보았다 1960~70년대 여성들과 현재의 여성의 삶의 방식이 다르듯 연애도 시대의 형편에 따라 달라 진다는 말이 맞는듯 하다 이 시는 전적으로 남자의 운명에 의지했든 쓸쓸하고 애잔한 여자의 노랫말이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자든 그 언약도, 사랑의 연서를 차마 전하지 못하고 세월의 강물에 띄어 보내든 강 언덕의 약속도 세월앞에 부질 없었어리라 열아홉 ᆢ 봄날은 그렇게 새처럼 날아가고 함께 울든 ..

봄은 꽃이다

살 얼음이 채 녹지 않는 개울을 맨발로 성큼 성큼 걸어오든 봄 바람, 봄은 꽃을 한아름 안고 왔다 이러한 봄을 맹목적인 사랑으로 겨울 강을 건너왔다 고 해도 좋다 살을 베는듯한 차가운 바람이 분다고 펑펑 흰눈이 나린다고 아주 잊은것은 아니더라 다만 조금 빠르거나 늦을뿐이지 계절은 약속을 꼭 지킨다 흙 바람 불어오든 뚝길에 찾아온 민들레, 햇살이 곱게 펼쳐진 산 언덕에 피든 진달래, 미처 녹지 않은 눈속에도 피는 노란꽃, 그리고 매화며 목련도 줄지어 피어난다 이제 그들도 벚꽃처럼 길을 떠난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든가 아쉬워 말자 가면 오는것이다 다시 그리워질 무렵 그때쯤 찾아올 그날을 위해 자리를 잠시 비워두는 것이 아니든가 지금 길가에는 조팝꽃이 하얗게 손짓한다 복사꽃,제비꽃,노란매화꽃,라일락, 어딘가 닮은..

봄길에서 만나는 서각ᆢ

인생의 길을 가다가 강을 만나면 나루가 되고 산을 만나면 고개가 되듯이 방황하는 사람을 만나면 길을 안내 해주는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曜德ᆢ 삼월의 하늘은 아직 겨울빛이 채 걷히지 않는 꽃샘 추위가 맴돌지만 그래도 파릇한 생명들이 애써 기지개를 켜는 봄이 왔다 눈속에서도 핀다는 복수꽃도, 봄의 전령사인 매화도, 사랑하는 님이 계시는 북쪽을 향하여 일제히 피어나는 목련도, 강가에는 붓끝이 제법 굵은 버들강아지도 봄길에서 만나는 귀한 꽃들이다 아름답지 않는 봄길이, 꽃길이 어디 있겠냐 마는 가다가 보면,살다가 보면 때로는 막다른 길이 될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딛고 일어선 사람들은 뜨거운 가슴으로 손을 잡아 주고 아픔으로 얻은 교훈을 숭고한 사랑으로 나눔니다 손을 잡아 준다고 그사람이 다시 쓰러지지 않겠냐 마는..

안부(安否)에 대하여ᆢ

안부란 어떠한 사람에게 근황을 묻는 인사이며 소통의 길이다 그런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의 뜻은 서로의 걱정을 덜어 주려는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만, 요즘은 그러한 생각들이 줄어든것 같다 소식조차 없다가 우연히 만나면 한다는 말이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냐 라는 핑계같은 자기 변명을 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씁쓰레한 기분이 들것이다 평소에 얼마나 걱정을 많이 끼쳤길레 안부조차 묻지 않았는데 그것이 과연 기쁜 소식으로 들릴까 ㅎㅎ 무소식은 절대 기쁜 소식이 아닙니다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미처 챙기지 못했든 안부 인사를 합시다 감성시인 김용택님은 달을 핑계로 안부를 물어왔다 달이 떳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ᆢ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것은 당연한것이지 마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늘 보든 ..

무술년을 보내며 ᆢ

어느듯 한해가 저물어 간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열차를 탔거나 기다리는 승객인지도 모른다 창밖을 스쳐가는 풍경이 어찌 모두 아름답겠냐 마는 세월의 모퉁이를 돌아가는 년말 즈음이면 마음이 더욱,그러하다 시작과 끝이 교차되는 일몰과 일출의 이야기 처럼 우리에게는 또 다른 내일이있다 못 다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엉키듯 설킨 풀리지 않든 일 들을 한 웅큼 뭉쳐서 가는 해에 실어 보내자 무술년에 있었든 그런 이야기를 사진에 묶어 보았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든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