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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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어느날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든 칼을 버려라 情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강물같은 사랑 푸른 희망입니다 개천에 노는 오리가족들 늦은 밤 거실에서 밤늦도록 그리다 보니 문득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정년 퇴직할 무렵에 노후 준비로 장만했든 원룸 건물 창원에서 대구까지 거리가 멀어 힘이 드네요 도배학원에서 배운 기술은 내가 봐도 훌륭하고요 ^^ 작년처럼 올해도 환하게 웃으면 반기겠지요 봄을 기다리는 것은 꽃을 보고픈 마음이다 햇살 가득한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나는 복 많은 꽃이 있는가 하면 겨울 내내 햇살 한 움큼 찾지 않아 숨소리마저 얼어붙는다는 응달진 그곳에도 온몸 비틀며 돋아나는 저 뜨거운 생명들 정호승 시인은 이러한 꽃들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든 칼을 버려야 한다..

나의 이야기 2022.02.18

봄이 곧 오리라

봄의 기척을 알아 차린 매화나무 가지 끝엔 어느새 녹두알 만한 꽃봉오리가 소한 대한 추위 모두 이겨내고 나면 산골 물은 봄의 자장가로 흘러가고 봄기운 강산에 고루 퍼지는 날 겨울 동백은 붉은 옷고름 풀어 어두운 땅을 흔들어 깨운다 지난 세월에 미련이야 없겠냐 마는 동지가 지나면서 하루 1분씩 길어 진다는 낮시간속에 절기를 잊지 않고 돌 밑에 뿌리들은 우윳빛으로 자라고 있다 봄기운 강산에 고루 퍼지는 날 훈훈한 바람은 솔솔 피우는 봄꽃 이끌고 산자락에 보름달도 환하게 뜨겠지

나의 이야기 2022.01.24

해거름 강변에 서서

죽음에서 삶으로 갈길은 먼데 이별 뒤엔 병들지 말아야 한다 일과 사랑과 꿈과 홀로 흘리든 눈물 때문에 ᆢ 혜명화님이 올리신 함안 악양루 근처에 있는 등 굽은 소나무와 낙동강 너머 들판을 그려보았다 멀쩡하든 내비가 불통이라 수소문 끝에 이곳에서 친절하고 깔끔하게 수리를 해주었다 주소 ᆢ 창원시 회원구 구암동 83-1 전화ᆢ296,8005 일모도원이라 했든가요 갈길은 먼데 해가 저물어 옵니다 섭섭하다고 가든 길을 되돌아올 수가 있을까요 애타게 붙잡아도 속절없는 세월은 욕심껏 앞으로 가다가 기어이 해를 넘기고 만답니다 한 해 동안 우리들 마음속에 머물었든 근심 걱정 후회 실망들 그냥 송년의 강물에 띄어 보냅시다 숨소리마저 얼어붙는다는, 혹한의 추위를 이겨내는, 땅 밑에 뿌리의 처럼 산다는 것은 빈여백을 채우는..

나의 이야기 2021.12.30

초겨울 저녁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 버리고 정갈해진 노인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이파리에 휩쓸려 간 계절 온통 머리 풀고 울었든 옛날의 일들 까마득한 추억으로 나이테에 감추고 흰 눈이 내리거나 새가 앉거나 이제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 대지의 노래를 조금씩 가지에다 휘감는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 가득히 찾아오는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정희 시인의 초겨울 저녁을 올려본다

가을밤 그림 나들이

가을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오는 밤 마산 상상갤러리에서 수묵화 월재 임덕현 선생님의 개인전이 있었다 수십 년 전에 창원 시가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때 수많은 청춘 남녀들이 찾아오든 마산의 중심지 불종거리였다 250년 전에도 이 거리는 풍요로웠지만 지금은 잠시 멈춘 듯해도 마, 창, 진 인근의 예술인들이 이 거리를 지키고 있었다 엽서에 담은 풍경들 길을 가다가 저런 풍경을 만나면 ᆢ 봄날은 간다 비가 되고 바람이 되어 눈이 찾아온 새벽 젊은 날 많이도 다녔던 길이다 족발골목이든가 세상은 돌고 돌아 또다시 번창하리라 지역 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곳 가을밤은 이렇게 깊어만 갔다 충북 괴산 소금강 휴게소 뒤 밝은미소님이 올린 사진을 흉내를 내어 보았다

나의 이야기 2021.11.18

축복같은 햇살이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햇살 한 움큼이 찾아온 이곳 국화는 환하게 웃고 있다 서로 격려하면서 추억하는 갈대 가을이 찾아오는 용추계곡 놓칠세라 화폭에 담아 보았다 오늘 햇살은 너무너무 좋다 티 없이 맑고 푸른 저 높은 하늘에서부터 먼길 달려온 고마운 햇살이다 산과 들의 오곡백과를 위하여 또 내 가슴에 오랜 고질적인 우울병을 고치려고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이다 ᆢ 정연복 초가을 햇살 추신 ᆢ 갑자기 닥쳐온 한파에 모두들 움츠렸는데 한 줌의 햇살이 너무 곱고 감사합니다 돌아보면 금방인 한 해도 어느덧 가을 중순이고요 모두들 하늘에서 몸소 내려온 은총의 햇살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고향, 그 언저리에 서서

아늑한 평화 포근한 안식으로 기억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고향은 편안한 어머니 가슴입니다 어릴 적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동심만큼이나 맑고 푸렀지요 송도해수욕장의 전성기 시절 자유여신상에서 북부해수욕장 방면 포항제철 반대편이다 언제부터인가 금모래가 없어지고 낯선 곳이 되었다 늦게나마 옛 모습을 찾고 저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지나쳐 오다가 문득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어서 ᆢ 포항 우체국 젊음의 거리였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지쳐 돌아오는 그림자를 보며 그래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 낯선 사람들이 모여사는 거리가 되었다 두 손 꼭 잡든 친구 삼용, 용태 밤늦도록 그렇게 밤을 새웠다 죽도 어시장 시퍼런 바다가 다시 살아난 이곳, 갈매기도 춤을 춘다 눈 감으면 떠 오르는 그곳에 언제든지 훌쩍 다녀올 수..

나의 이야기 2021.10.08

서각 방하착(放下着)

욕심은 잡으려고, 움켜 쥐려고, 주먹에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 빠르게 사라지는 모래와 바람 같은 것이었다 의욕과 욕심은 다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의욕이고 터무니없는 것은 욕심이지요 살아가면서 의욕마저 없다면 그것은 죽은 목숨이겠지요 나는 버리든 비우든 내려놓든 무소유의 깊은 뜻을 풀잎에서 배웁니다 받아서 수용할 수 있는 그만큼만, 받고 되돌려 주니 비바람에 찢어지거나 꺾어지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다시 새날을 맞이합니다 손에 든 무거움도 어깨에 진 등짐보다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심하나 ᆢ 이슬마저 무겁다고 느껴지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람을 핑계 삼아 툭, 털어버리는 저 슬기로움 자연은 오늘도 내게 가르침을 줍니다 코로나19로 지쳐가지만 그래도 행사는 치르고 있다 서..

최희준선생의 길에 부쳐서

누군가 말했지요 인생은 四계절속에 있다고 ᆢ 종달새 노래 따라 부르든 풋풋한 시절 활짝 웃든 싱그러운 봄날도 그 사랑에 궂은비도 내렸다오 언제 우리가 다시 꽃이 되어 만날까 그대는 계절이 끝나가도 꽃으로 기억할것이다 보내든 떠나든 그래도 후회는 없다는 남겨진 뜨거운 흔적 젊은 날 길을 가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에 발길을 멈출 때가 있었다 돌아보면 시린 사랑이야기도 뭉게구름 같은 부푼 희망도 속절없이 떠나가는 세월처럼ᆢ 어쩌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그려놓은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글은 몇개월 사이에 고인이 되신 후배 이덕상,지성근에게 보낸다 ᆢ

나의 이야기 2021.09.02

아스트라 제네카 2차 접종을 마치고

인류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찾다 보니 자연을 파괴했다 그 댓가로 가져다준 질병은 숙명처럼 따라온다 하지만 흥망성쇠가 있듯이 코로나19도 결국은 멸하게 되어있다 옛날 옛적에 그리스 아테네가 스파르타에게 패배한 원인이 밝혀졌다 속수무책으로 주검으로 몰아가든 것은 칼도 화살도 새로운 무기도 아닌, 장티푸스라는 질병 때문이라는 것을 2006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무서운 장티프스도 오늘날은 예방으로 끝낼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옷깃을 여밀 듯,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는 코로나19에 맞서서 우리는 방역수칙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참에 버드나무 추출액으로 아스피린을 만든 독일 바이엘 약품이 오늘날 후손들의 먹거리가 되듯이 대한민국이 만든 백신과 치료제가 은근히 기다려진다 독감 예방주사..

나의 이야기 202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