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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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를 바르시든 아버지

파 르르 ~ 문득 문풍지 떠는 소리가 그리워지는 가을 밤이다 민용태 詩 창호지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오는 봄 바람이 한 아름 꽃을 안고 왔다면 북풍은 물 잘든 단풍을 입에 물고왔다 동네 공원에서 들려오는 가을 이야기를 밤 늦도록 담아 보았다 찬 서리가 내리기전에 초가 지붕을 엮고 겨울채비를 하시든 아버지들 그 중에서 제일 이쁘고 향기짙은 국화를 한잎,두잎따서 창호지와 함께 바르시든 감성이 깊으신 멋진 아버지를 그려 보았다 파르르 ᆢ 문득 문풍지 떨든 소리가 그리워지는 가을밤이다

우리 나중에 흙되고 바람되어

가을하늘에 그려진 思兄曲 수평선에 까마득하게 해일이 이는 밤 어느날의 허수히 살아온 생의 뒤안길을 굽이 돌아 숨차게 지탱해온 내 어눌진 그림자는 깃발처럼 나부끼는 연유는 알수 없어도 유년의 옛동산에는 무지개 떠오르고 어느새 연약한 칠성강의 갈대꽃이 모진 강풍에 시달릴때 내곁으로 스며오는 당신의 계절은 오히려 계절답구나 우리는 맨 나중에 무엇으로 남을것인가 우리들의 십자가는 황홀해도 어머님전 상서 김행민 詩 가을이 여름을 밀어낸 자리에 들꽃이 핍니다 매일 봉두산이 같은 형제여 한 단어로 묶인 동해와 어머니는 매일 매일 한번씩 죽어가고 오늘도 한맺힌 어머님의 무덤위에 이름 모를 산새와 무덤꽃이 무성했다 추석 연휴때 책장을 정리하다가 가슴 한켠에 모셔둔 시집이 있어 올렸다 시인 김행민 님은 필자의 7남매 맏형..

나의 이야기 2020.10.04

돌아서면 바람이어라 ..

오늘은 이렇듯 꽃밭에서 한 生을 살아버렸습니다 그 도시에 가면 내가 아주 어렸을 적 강변에서 신발 한짝을 잃고 울고 서 있을때 아가 울지마라 큰배 줄께 하고 말하며 삿대 젓는법 일러준 노인하나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8만4천년쯤 전 나 아직도 그때의 기억속에 남아 있어서 어느 세상 모퉁이 어깨 훌쩍이며 주저앉은 사람보면 아가 울지마라 옛날 이야기를 들려줄께 말해주고 싶을 적 있습니다 그 도시에 가면 다 큰 어른이 된 내게 아가 이제 두 발을 다벗었구나 끌 끌 끌 혀를 차며 낡은 삿대 여전히 쥐어주는 노인 하나 살고 있습니다 문득 곽재구 詩 사마르칸트를 읽다가 흩어진 파편같은 세월들을 하나 둘 줏어 보았다

나의 이야기 2020.09.12

서각 적우침주 積羽沈舟 ᆢ

고사성어는 살아가면서 방향을 읽어주는 옛사람들의 가르침이다 새의 깃털은 무게라고 말할수가 없이 가볍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깃털도 많이 쌓이면 배를 가라 앉힐수있다는 말이 적우침주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아주 작은 근심이라도 생각의 차이에 따라서 엄청난 공포와 재앙이된다 재미난것은 비슷한 말들이 제각각 표정으로 우리곁에 있다는것이다 미흡하나마 꾸준하게 모우면 나중에는 엄청 크게 된다는 속담은 티끌모아 태산이고 그에 맞는 성어는 진합태산이다 가벼운 짐도 많이 실어면 수레의 굴대를 부러 뜨리고 민중의 입이 모여 외치면 쇠도 녹인다는 군경절축이 있고 중구삭금도 있다 사소한것이라도 최선을 다하라는 90노인이 산을 옮기는 우공이산,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모란꽃을 추억하며

어느 生에선가 몇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것을 이 모란이 안다 한국서예협회 제29회 창원지부 회원전을 마산3.15 아트홀에서 오픈하였다 150여 회원들이 봄꽃이 필무렵이면 1년동안 준비한 작품을 선 보이는 자리였는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든 코로나19의 기습으로 전국의 모든 행사는 멈추었다 겨울을 이겨낸 세상의 온갓 꽃들이 피워낸 아름다움도 외면하고ᆢ 이제는 조금씩 여유를 찾아 마스크를 쓰고 행사를 최대한 짧게 하였다 칠월의 꽃인 수국이 주변의 환경에 따라 여러 빛깔로 피고 있지만 오월의 정원에서 함초롬이 피어나든 찬란한 모란꽃을 잊을수가 없다 세상은 바람불고 덧없음도 알았으리라 그렇게 떨어져 변방을 떠 돌다 어느 나무그늘아래서 외롭게 잠들어 흙이 되었다 해도 잊지않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

아버지 인생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서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처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서 흐를줄을 알게 되었다 막히면 돌아가는 삶의 여정을 알게 되었고 절벽을 휘감고 돌아설때 물살의 반짝임에 흐느껴 울줄도 안다 왜 아버지가 커다란 나무가 되어 그늘이 되고 비 바람을 막아주는지 종일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다닌 아버지가 피곤한 몸인데도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불러 보았는지 이 나이에 알게 되었다 딸 아이가 묻는다 아부지 무슨 꽃이예요 나도 모른다 인연이 되어 길러보니 꽃을 피우네 향기 참 좋제 ᆢ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죽도선생의 여행사진도 있고 검색창에 뜨는 몇장의 사진도 모셨어나 불편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말씀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

나의 이야기 2020.07.09

멈추지 않고 흐른다면 ᆢ

한방울의 물이 모여 샘을 만들고 강을 거쳐 바다로 향하는 그 과정은 더불어 사는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구도자의 몸짓이기도 하다 그러한 물이 힘든다고 멈추면 잊혀지거나 버려진다 고래를 키우는 시퍼런 바다를 보려면 멈추지 않고 쉼없이 흘러야한다 ᆢ 아무 말없이 흐른다고 생각이 없겠냐 마는 속세에 시끄러움을 잊고저 그저 흐르는 물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쏘가리나 피라미를 키우고 산골짝에서 돌뿌리나 쓰다듬어며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안고 낮에는 물감을 풀어 주변의 모습과 흡사하게 어울리며 무념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팔만사천의 생명을 보듬아 주는 물은 알고있다 산속에 작은 옹달샘이 강으로 바뀌면서 알고있을것이다 바다의 시작이요 맥박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수천 수만의 물고기를 자라게 하고 거대한 고래도 키..

뒷 모습이 아름다운 꽃

꽃들은 말할것이다 모든것을 내어준 텅빈 벌판에 숨소리 마저 얼어붙는 긴 겨울을 견디고 얻어낸 이자리에 솜털같은 설레임으로 꽃을 피웠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눈길에 행복했었지 화무십일홍이라 했든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꽃잎같은 세월에 진 자리에 아픈기억만 남겠구나 아쉬운 마음에 붙잡아 보려는 꽃들 그 마음을 몰라주고 머리채 잡고 흔드는 세월이 야속하겠지 ᆢ 하지만 분홍빛 연정을 가진 꽃이 지고난 그자리에 쑥 쑥 자라나는 열매를 보면 열흘도 못가는 생애였지만 행복했노라 ᆢ 그렇게 웃고가자 피었다가 스러지는 꽃들이 어찌 너뿐이더냐 ᆢ ᆢ 떨어진 꽃잎을 자세히 보니 세월이 묻어있어 가만히 볼에 대어보는 늦은 봄날이다 *진짜 힘드네요 사진올리는데 순서도 안맞고 삭제도 못하니 앞으로 많은 공부가 필요한데 눈이 아프..

나의 이야기 2020.05.29

마음은 빈집이라 ᆢ

마음은 빈집같아서 모질때는 독사가 살다가 어떤때는 청보리밭 같은 넉넉함도 있다 이른 봄날 꽃 구경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꽃샘추위도 찾아오고 사철 사시마다 또 다른 풍경처럼 소리없이 왔다가 말없이 가기도 했지만 기억에 남든 뚜렸한 날들도 있었으리라 왜 ? 오래된 나무들을 미륵이라 하는지 살아온 과정을 그려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어린나무들은 자기만의 주장으로 일직선으로 쏫듯이 자라나고 혹시 상처받을까봐 스스로 날카롭든 잎들, 그러한 나무들은 해가 바뀌고 몇번인가 열매를 가지다 보면 잎도, 가지도 스스로 둥글게 만든다 태양의 에너지를 받는 이웃에게 害가 될까 봐, 스스로 가지를 거두어 들이고 어미처럼 넉넉한 둥근잎이 되고 있으니 눈이 시리도록 냉철하면서도 가슴 뜨거운 미륵임을 알게 될것이다 그것은 눈 보라같은..

보라빛 엽서에 붙여서 ᆢ

영원한 삶이 없듯이 누구에게나 이별은 있다 떠나든 보내든 이별은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그 추억의 이야기를 누가 해주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보라빛엽서 ᆢ 그 노래를 미스터 트롯 임영웅가수가 불렀다 고3때 여자친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든 그때 분위기를 떠올리며 불렀을 노랫말은 詩였다 꽃이 핀다고 마중나가고 꽃이 지면 서운하다고 바람불면 겉옷을 벗어 어깨를 덮어 주고 눈 오면 살며시 눈 장난도 했을 그런 이야기,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이 장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이를 누가 끝까지 가슴 시려가며 안아 주겠는가 격정에 몸부림치든 내 봄날도 떠나는데 ᆢ 부질없는줄 알면서도 창문을 열어보는 그마음이 이제는 봄날 아지랑이 처럼 느껴진다 그러한 이야기를 떨어지는 꽃잎처럼 한점,두점 줏어 모아 글을 써보았다 누..

나의 이야기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