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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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방하착(放下着)

욕심은 잡으려고, 움켜 쥐려고, 주먹에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 빠르게 사라지는 모래와 바람 같은 것이었다 의욕과 욕심은 다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의욕이고 터무니없는 것은 욕심이지요 살아가면서 의욕마저 없다면 그것은 죽은 목숨이겠지요 나는 버리든 비우든 내려놓든 무소유의 깊은 뜻을 풀잎에서 배웁니다 받아서 수용할 수 있는 그만큼만, 받고 되돌려 주니 비바람에 찢어지거나 꺾어지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다시 새날을 맞이합니다 손에 든 무거움도 어깨에 진 등짐보다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심하나 ᆢ 이슬마저 무겁다고 느껴지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람을 핑계 삼아 툭, 털어버리는 저 슬기로움 자연은 오늘도 내게 가르침을 줍니다 코로나19로 지쳐가지만 그래도 행사는 치르고 있다 서..

최희준선생의 길에 부쳐서

누군가 말했지요 인생은 四계절속에 있다고 ᆢ 종달새 노래 따라 부르든 풋풋한 시절 활짝 웃든 싱그러운 봄날도 그 사랑에 궂은비도 내렸다오 언제 우리가 다시 꽃이 되어 만날까 그대는 계절이 끝나가도 꽃으로 기억할것이다 보내든 떠나든 그래도 후회는 없다는 남겨진 뜨거운 흔적 젊은 날 길을 가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에 발길을 멈출 때가 있었다 돌아보면 시린 사랑이야기도 뭉게구름 같은 부푼 희망도 속절없이 떠나가는 세월처럼ᆢ 어쩌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그려놓은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글은 몇개월 사이에 고인이 되신 후배 이덕상,지성근에게 보낸다 ᆢ

나의 이야기 2021.09.02

아스트라 제네카 2차 접종을 마치고

인류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찾다 보니 자연을 파괴했다 그 댓가로 가져다준 질병은 숙명처럼 따라온다 하지만 흥망성쇠가 있듯이 코로나19도 결국은 멸하게 되어있다 옛날 옛적에 그리스 아테네가 스파르타에게 패배한 원인이 밝혀졌다 속수무책으로 주검으로 몰아가든 것은 칼도 화살도 새로운 무기도 아닌, 장티푸스라는 질병 때문이라는 것을 2006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무서운 장티프스도 오늘날은 예방으로 끝낼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옷깃을 여밀 듯,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는 코로나19에 맞서서 우리는 방역수칙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참에 버드나무 추출액으로 아스피린을 만든 독일 바이엘 약품이 오늘날 후손들의 먹거리가 되듯이 대한민국이 만든 백신과 치료제가 은근히 기다려진다 독감 예방주사..

나의 이야기 2021.08.13

양각, 달마를 새기며 刻

좋은 기운은 지켜주고 나쁜 액운을 막아내어 복과 재물과 건강을 지켜 준다는 달마 화가의 손길 따라 표정은 제각각 달라 지지만 달마의 전설을 읽다 보니 험상궂은 얼굴에 이해가 간다 천산산맥으로 통하는 길을 열고자 수고한 보람도 없이 얻은 몰골이었지만 가시밭길, 절벽 같은 바위에 맨발로 서있는 모습에는 세상을 구하고자 애쓰는 눈빛이 그저 애잔하게만 보인다 달마의 서각은 느티나무에 음각을 주로 하지만 작가는 은행나무에 양각으로 저물어 가는 황혼의 주름살도 함께 새겨보았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잠들고 싶다는 말처럼 그냥 지나다 보니 블로그에서 멀어진 것 같다 불안한 세상에 걱정해주시는 고운 마음에 불친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한국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전

저,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대한민국 서예협회 제30회 창원지부 전을 성산아트홀에서 오픈식을 했다 예년에 비해서 코로나 때문에 성대하지는 않았지만 250여 회원들이 1년간 준비한 작품을 6월 16일~6월 21일까지 한 점씩 전시하도록 하였다 죽도 선생은 지난봄에 준비했든 春을 선보였다 春 김형식 허공으로 흩어지는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들어보았는가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인생의 바람에 등 떠밀리며 자꾸 뒤 돌아보게 하든 시린 바람을 기억하는가 억척같은 겨울의 숲을 지나 얼음이 채 녹지 않는 시린 강물을 맨발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뜨거운 열정, 해맑은 봄바람을 내 어찌 하리오 ᆢ 어느듯 멸절의 벼랑 끝에서 신음하든 겨울바람이 산들바람으로 변하여 도심의 공원으로 오리가족들을 불러왔다 그리고 서예가 소정..

별 하나에 붙여서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는 별 하나 흐린 차창 밖으로 별 하나 따라온다 참 오래되었다 저 별이 내 주위를 맴돈 지 돌아보면 문득 저 별이 있다 내가 떠날 때가 있어도 별은 떠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 별처럼 있고 싶다 상처 받고 돌아오는 밤길 돌아보면 문득 거기 별 하나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든 별 하나 이만치 거리에서 손 흔들어 주는 따뜻한 눈빛으로 있고 싶다 ᆢ 뿌리는 여름 같은 봄날을 대비하여 잎들을 무성하고 두툼하게 만들고 있었다 급변하는 이상기온이 주는 폭염에 시들지 말라고 두껍고 짙게 잎들을 무장시켰다 그리고 꽃이 잘 어울리는 주택에 사는 친구가 부탁했든 문패 하나 ㅎ

5월 눈부신 어느날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봐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달입니다 5월의 공원에서 하얀 십자가 꽃잎을 보았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찬양하듯 환하게 웃는 꽃 살아오면서 스치듯 지나온 듯 봤겠지만 생애 처음 본 듯 이름도 알았다 산딸나무라고 나중에 더 많은 낮과 밤이 지나서 빨간 그리움으로 남는다 해도 책갈피에 고이 접혀 있든 순결한 사연을 어찌 잊겠는가

나의 이야기 2021.05.15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春 얼음이 채 녹지 않는 시린 강물을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뜨거운 열정 지난 1월 계절은 한 겨울인데도 강바람에 묻혀오는 포근한 바람이 내게는 너무나 열정적으로 다가왔다 메모해둔 글을 정리하다가 글을 써보고 느티나무에 음각을 하기로 했다 짓고,쓰고,각, 삼박자를 갖추니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내친김에 6월에 있을 대한민국 서예협회 창원지부 회원전에 출품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