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알고보면 바쁜것도 없습디다

서각 초대작가

나의 이야기 97

단풍에 대한 단상 ᆢ

자연은 가을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빨강,노랑,초록 그리고 따사로운 햇살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술을 부린다 그러한 단풍은 환경과 여건에 따라 옷 색깔이 달라 지는것 같다 높은 산 깊은 계곡에 자리한 나무들은 격심한 기온과 햇살에 따라 뭇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절정을 맞는다 물론 천성적으로 타고난 나뭇잎 들은 다르겠지만 도심이 가까울수록 곱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이번 가을 같은 경우에는 남녘의 단풍은 예사롭지가 않다 잦은 비에 태풍을 세번이나 겪느라고 나뭇잎은 지칠대로 지쳐있다 단풍 여행을 떠나는 이여 !!! 보시라 비 바람에,거센 폭풍에 온몸 찟기어 날라간 그자리에 앙상한 가지에 애처롭게도 몇잎만 남아 안간힘으로 버티어낸 나뭇잎이 그래도 그들이 자랑스럽지 않는가 한마디 격려의 말씀을 나누시고 절정..

나의 이야기 2019.11.04

죽도선생 취미에 대하여

옳바른 취미는 젊었을때는 활동적이고 노년에는 조용한것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모든것이 체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견물생심이라 했든가요 살다보면 좋은 물건을 보면 가지고 싶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닮고 싶고 가슴 뭉클한 말을 들어면 나도 저런 말을 하고 싶을적이 있다 취미는 그쯤에서 출발한다고 보면 맞을것같다 그런데 가지고 싶다고 닮고 싶다고 느낌이 온다고 전부가 나의것이 될수가 없다 모든 취미는 체력이 중심이 되어야 정취正趣가 되는것이다 죽도선생은 청동노정 靑動老靜으로 말하고 싶다 젊었을때는 활기찬 체력의 바탕으로 역동적인 운동쪽으로 나이가 들면 체력을 안배하여 조용한 취미를 찾어야한다 그러한 취미가 마음에든다고,생겼다고 금방 되는것은 아니고 보편적으로 몇 단계를 거쳐야 숙련이되는데 첫고비는 3개월 6개월..

나의 이야기 2019.07.17

죽도선생 오월에는ᆢ

봄날의 바다도 오월의 숲 처럼 온통 자기만의 색깔을 보인다 진해 소죽도에서 바라 본 대죽도의 백사장이 눈이 부시든 오월에는 계획된 일들이 많았다 시간은 절대 남는것은 없다 목표를 정하면 없는 시간을 나누고 다시, 쪼개여 빈틈을 만들어야 내것이 된다 오월은 죽도선생의 시간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첫번째 행사는 5월4일 토요일 진해석동초등학교에 진해 휘호대회에 문인화로 출전했다 그동안 헤아릴수 없도록 많은 목단을 그렸지만 그날은 2시간 남짓 쪼그려 앉아서 이마에 불끈 채맨 손수건이 흠뻑 젖도록 최선을 다했다 연습의 절반 수준 실력이었고 입선으로 마무리하였다 ㅎ 6월11일~12일 진해야외공원 전시실에서 작품전시를 한다 그리고 경남고용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목 공예를 5월13일~5월29까지 80시간..

나의 이야기 2019.05.31

뿌리는 겨울을 허수히 보내지 않는다

스믈거리는 간지로움이 뿌리에 느껴지고 물 흐르는 소리가 가깝게 들리니 봄이 오고 있다 떠났든 보냈든 분분하든 단풍이야기도 잊혀진지 오래, 그 자리에 솜털같은 설레임이 꽃망울에 맺혀 있어니 진정코 봄은 오고있다 그러한 봄을 보고 느끼는 사람들은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꽃과 향기만 즐길뿐, 겨우내 멸절의 벼랑 끝에서 방황하든 눈 바람에 가지가 꺽이고 찟어진 그 자리에 새로운 옹이가 생겨날때 마다 입술 깨물며 꽃을 기다리든 그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그러한 나무 가지끝에 물이 오를때 까지 뿌리의 눈물겨운 사투를 알고 있을까요 사람들은 큰 바위가 우뚝 서 있음을 감탄하지 그 밑에 틈 사이를 메워 주는 작은 돌이 있음을 알고나 있을까요 그나마 바람과 빗물에 씻기어 가는 흙을 모아 작은 공간을 만들어 떠 도는 풀씨를 ..

나의 이야기 2019.02.21

죽도선생의 어머니 회상 1

回想 ᆢ 명절이 가까워 오니 음식장도 볼겸해서 따라 나섰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 오일 장에는 말 그대로 없는것 빼고 다 있다 기웃거리며 시장을 돌아 다니다가 하얗게 쐬고 등 굽은 할머니가 고등어 몇 마리 두고 흥정을 하신다 문득, 설 명절을 앞둔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진다 자꾸만 돌아 봐 진다 ᆢ 객지로 나간 자식들 걱정에 새벽 찬 기운에도 장독대에 물 한 사발 올리시고 일구월심으로 두손을 모으시든 어머니 ᆢ 섣달 그믐달이 까무룩 잠들때 까지 동구 밖에서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잠결인듯 꿈속인듯 문풍지 떠는 바람 소리에도 화달짝 놀라 방문을 열어 보시든 어머니, 그 기다림이 장터에서 느껴져 막걸리 한잔 놓고 이 글을 쓴다 좋은 시는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법이라, 박남준 시 떡국 한그릇을 캘리 글씨로..

나의 이야기 2019.01.30

죽도선생 중동이야기1

10월17일드디어 1981년 10월17일쿠웨이트로 출국하라는전보를 받았다그렇게 간절하게 원했든 중동행인데 ᆢ 민족의 정기마저 탐하든 일본이 망하고동족상잔의 뼈저린 고통속에 신음하든 우리에게는지하자원 조차도 변변치 못했다국민들은 좁고 척박한 한반도 안에서 절망했고배는 늘 고팠다그러한 대한민국에 종잣돈을 만든것은1차는 독일광부와 간호사 그리고 월남파병2차는 중동에 노동자파견이다78년~80년 2차 오일쇼크로 휘청거리는한국경제의 중심을 잡아주고한단계 도약시킨것이다 우리 세대는 아무렇게나어영부영 세월을 보내면서 늙어 간것이 아니고주어진 환경과 여건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고국민의 4대의무를 악착같이 지켜낸사람들이다당시 국민학교는 의무교육이었지만나머지..

나의 이야기 2018.11.25

시월을 보내며 ᆢ

우리가 살다보면 누군가 이야기에 솔깃 할때가 있듯이 젊은 날 길을 가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홀린듯 한참이나 길을 멈추고 노랫말에 취한적이 있을것이다 그것은 나에 대한 노래이기 때문이다ᆢ 가을 단풍잎이 절정을 이루거나 가랑잎되어 갈길을 재촉하는 낙엽이 뒹구는 계절이면 생각나는 노래 이용의 잊혀진 계절 ᆢ 그 시를 차 한잔 마시듯 음미하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오늘은 감성글씨로 시월의 마지막 밤을 써 보았다 그래서 왜 무엇 때문에 그연인은 한마디 변명조차 듣지도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 말만 던지고 홀연히 길을 떠났을까 그리고 떠나는사람 뒷 모습을 보며 얼마나 서러워 했을까 사랑이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미움이 되면서 자연스레 생겨나는 무관심 ᆢ 무관심 해질때까지 그 오랜 세월동안 시린 눈을 ..

나의 이야기 2017.10.30

죽도선생의 하루ᆢ

원룸 관리인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방,전체는 아니고 한면은 도배를 해야한다고ᆢ 오랜만에 집도 둘러 볼겸, 퇴직후 알음해서 배운 도배기술을 써보기로 했다 합지 소폭지와 풀을 준비하여 대구로 갔다 물론 도배에 필요한 도구는 셋트로 준비되어 있다 사실 도배 재료비에 비하여 인건비가 상당히 세다 일도 자주 없지만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 ᆢ 도착후 방을 점검하고 보니 싱크대 호수도 상태가 좋지않다 옥상도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빗물에 풀어져 있고 ᆢ 동반자는 계단 청소할 사이에 도배를 깔끔하게 마무리 하니 극찬을 한다 ㅎ 대충 정리하고 싱크대호수를 사러 거리에 나섰는데 오,가는 사람에게 철물점을 물어도 아는사람이 없다 난감ᆢ 마침 눈에 띄는 파출소에 들어갔다 어렵사리 구해서 맞춤해주고 옥상으로 ᆢ..

나의 이야기 2017.09.04

크레인과 재회

죽도선생은 퇴직후 여유롭게 취미 생활 하려고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다 초대작가를 염두에 두고 집중 하려고했다 서각은 물론이고 캘리그라피,문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다 그러나 재료를 준비하고 출품비도 내고 이곳 저곳 견문도 넓히면서 퇴직전 비축해둔 비자금이? 꼿감 빼묵듯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메꿀 방법을 구상 하던중 마침 창원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녹산공단에서 연락이 왔다 일년 몇개월 만에 잡아보는 크레인 레바로 안전 사고없이 일주일만에 끝낸 작품 치고는 제법 훌륭하다고 자찬 해보면서 폭염속에서 굵은 땀을 뿌리신 산업현장 여러분들에게도 감사 말씀드립니다 그런 와중에 커피집 앞에 있는 화분을 그려 보았고, 서각은 27×75 불심을 양각으로 새겨 고성으로 시집 보냈다 블친 모두에게 답글을 못드리니 댓글 ..

나의 이야기 2017.07.21

대추를 털면서ᆢ

몇해전 장인어른 건강 때문에 중단 되었든 대추축제를 시월 초순에 열려고 했는데 차질이 생겼네요 큰 농사는 남주고 조그만 대추밭 한 동가리를 소일거리로 친구 삼아 가꾸었는데 예년에 비해 엄청난 더위 속에서도 손놀림은 바쁘기만 했겠지요 가을 열매가 익어 가면서 처가집 대추도 빨갛게 여물어 갈 즈음에는 2주 정도는 햇살이 따가울 정도가 되면 될수록 단맛이 배가 되는데 아뿔사 비가 오면서 본의 아니게 대추가 터지기 시작 했네요 경산에 사는 동서 연락을 받고 화달짝 놀란 이유는 자식들 한테 연락 안하고 두분께서 살짜기 일하러 했는데 ᆢ 다른 식구들은 직장일로 못오니 만사를 제쳐 두고 허리 보호대를 힘껏 두르고 이틀간 강행군으로 털고 줍고 나르고 씻고 굽고 빼내고 다시 장입하고 전 공정을 힘겹게 마무리를 한후 장인..

나의 이야기 2016.09.27